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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SNS가 가속시킨 초양극화, 우리에게 필요한 것

by 코알라 이코노미 2024. 4. 17.

서론

SNS가 가속시킨 초양극화 현상과 우리에게 필요한 것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풀어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sns-초양극화

 

 

SNS 시작과 현재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처럼 인간은 기본적으로 시기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속담에서 대상이 '사촌'이었던 이유는, 예전엔 우리가 알고 지내던 관계가 매우 제한적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건넛마을 김대감이 땅을 사던, 집을 짓던 철저히 남의 일이고 알 방법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요즘은 어떨까요? 1999년 우리나라 최초의 SNS인 '싸이월드'가 오픈하였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친구와 일촌을 맺고 그 친구가 무엇을 했는지, 그 친구의 친구는 누구인지 다 알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었죠.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2004년 '페이스북'이 론칭되었습니다. 한국어 버전은 2009년에 시작되어 한국에서도 가입자가 급증하였습니다. 서로의 타임라인을 볼 수 있고 친구가 언제, 무엇을 했는지 투명하게 공유가 되었습니다. 사실 싸이월드나 페이스북은 어쩌면 '일상적인 글'을 통한 소통이 주된 플랫폼이었다 보니 시각을 통한 자극은 적었습니다. 하지만 2010년 개설되고 2012년에 한국에 도입된 '인스타그램'은 달랐습니다. 사진, 동영상이 메인이 되는 SNS였기에 사람들의 시각을 자극하기 충분했습니다. 스포츠카, 고급 레스토랑, 호텔, 명품과 같은 본인들이 자랑하고 싶은 사진을 업로드하였고 사람들은 그것을 부러워하기 시작했습니다. 올린 사람도 일상이 아닌 특별한 경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보는 사람들은 그것을 '평균'이라고 인식해 버리게 됩니다. 왜냐하면 수백 수천 명이 비슷한 사진을 업로드하니까요. 이제는 건넛마을 김대감이 문제가 아니라, 바다 건너 마이클이 어떤 집에 살고 차를 타는지 알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정보 공유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SNS는 분명 우리 생활을 더 풍요롭고 윤택하게 하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풍요로움에 매몰되어 자신을 망가뜨리고 있진 않나요? '결혼기념일엔 오마카세 정도는 가야지', '신혼집으로 서울 아파트 매수하자(중위 가격 약 10억)', '이번 여행은 OO호텔로 가자'.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3월 말 기준 국내 가구당 평균 자산은 5억 2727만 원입니다. 순자산 상위 10%가 10억 원입니다. 통계만 보더라도 현실과 이상은 동떨어져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오마카세 인당 20만 원 식사 또는 호화 호텔에서 서비스를 받는 그 순간은, 자신이 마치 상위 1% 자산가와 같은 레벨에 있다는 착각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순간의 쾌락이 미래의 자신을 미리 갉아먹고 있는 건 아닌지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SNS와 초양극화

부자들은 일상적인 모습을 SNS에 업로드합니다. 내가 사는 수십억 한강뷰 아파트, 데일리카로 타고 다니는 페라리, 심심하면 사 먹는 12만 원 망고빙수, 오마카세까지. 그걸 보는 사람들은 부러워하고 나도 가고 싶다는 고민을 하며 이번달 생활비 잔고를 살피게 됩니다. 생산적인 활동은 멈추고 충동적인 소비욕구에 생활비는 점점 부족해져 갑니다. 가만히 있어도 증식되는 자산을 가진 사람과 그걸 보고 따라 하며 점점 줄어드는 생활비는 미래의 더 큰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줄 뿐입니다.

알리익스프레스보다 싼 테무의 선풍적인 인기. 그리고 장기간 우상향하는 루이뷔통(LVMH), 페라리(RACE) 주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금수저, 흙수저라는 단어가 오늘날의 시대상을 반영합니다. 어떤 이는 미국 시민권을 얻으려 원정출산을 가지만 다른 이는 산후조리원 비용을 고민합니다. 자유시장경제 원리에서 사람마다 타고난 차이는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제자리에 머물고 맙니다. SNS를 보며 불평하거나 부러워하는 시간은 불행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듭니다. 남과 비교가 너무 쉬워진 요즘 우리는 행복할 수 없습니다.

30억짜리 강남아파트를 산다면 행복할까요? 네 행복할 겁니다. 그런데 그 행복이 얼마나 갈까요? 한 달 후에 40평을 원하게 되고, 그다음엔 건물주를 부러워하게 되겠죠.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서 필요한 건 궁극적으로 향상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나 자신을 기준으로 한 발자국씩 전진하는 겁니다. 오늘 5km를 달렸으면 내일은 6km를 도전해 보는 겁니다. 모두가 마라토너 이봉주가 될 순 없지만 자신의 한계를 끌어올리는 것이 우리가 사는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혹시 모르죠. 누군가는 이봉주보다 더 뛰어난 선수가 될지도요.

 

 

핀란드는 왜 행복할까?

유엔 산하 기구에서 '세계 행복 보고서'를 발표하는데 156개국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며 현재 행복 정도를 0~10까지 GDP, 기대수명, 부정부패 등을 평가해서 등급을 매깁니다. 여기서 핀란드는 5년 연속 1위를 하였는데 그 비결은 무엇일까요?

핀란드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인 '프랭크 마텔라(Frank Martela)' 박사의 분석에 따르면 "자신의 행복을 타인과 비교하거나 자랑하지 말라"였습니다. 나의 행복에 더 집중하고, 남의 성공에 덜 집중하기, 그리고 자신만의 기준 세우기가 첫 번째 요소로 꼽혔습니다.

 

 

마무리 글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이었던, 23년 11월 별세하신 찰리 멍거의 명언이 있습니다.

"세상은 탐욕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시기심에서 비롯된다. 누군가가 나보다 더 빨리 돈을 벌고 있다는 생각은 치명적인 죄악 중 하나다. 시기심은 정말 어리석은 죄다. 당신이 결코 재미를 느낄 수 없게 한다. 나는 내 삶에서 시기심을 극복했다. 나는 누구도 부러워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무엇을 가졌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

그가 부자였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할 수 있었을까요? 아니면 이런 통찰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부자가 될 수 있었을까요? 같은 말이라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다른 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