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서 유통되는 돈의 역사와 돈이 불어나는 과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최초의 지폐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돈은 명목화폐라고 불립니다. 명목화폐란 겉에 쓰인 숫자만으로 통용되는 화폐를 말하며 오늘날 전 세계에서 쓰입니다.
세계 최초의 명목화폐는 송나라 송나라 쓰촨 성에서 유통되었던 '교자'라는 종이돈입니다. 교자가 발행되기 전에는 '철전'을 화폐로 사용하였고, 교자가 처음 발행되었을 때는 '철전'과 교환이 가능했습니다(교자 1장 = 철전 770개).
참고로 2023년은 지폐가 나온 지 1천 년이 되는 해입니다. 지폐의 등장으로 발생한 가장 큰 부작용은 위조지폐입니다. 지폐는 금과 은처럼 내재가치를 가지지 않기 때문에 위조의 여부가 중요합니다.
브레턴우즈 체제 (금본위제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직전인 1944년, 금 1온스를 미국 35달러로 고정시키는 금본위제를 실시하였고, 이를 브레턴우즈 체제라고 불렀습니다. 하지만 1971년 미국 닉슨대통령은 달러를 금이나 다른 예비 자산으로 전환하는 것을 일시적으로 중단했습니다. 브레턴우즈 체제가 폐지된 것입니다. 금과 달러의 실낱같이 묵여있던 관계가 깨지고 달러의 담보가 사라진 것입니다. 이후 더 이상 금과 연관되지 않는 세상이 시작되었고, 금의 구속에서 벗어나자 돈을 빠르게 돌기 시작했습니다. 기존보다 더 빠르게 물건을 사고팔았고, 돈(지폐)은 신용이 되었습니다.
돈은 어떻게 불어날까?
중앙은행(대한민국으로 치면 한국은행)에서 돈을 발행합니다.
A은행에는 중앙은행이 발행한 돈 100만 원이 있습니다. 이중 10%인 10만 원을 지급준비금으로 남겨놓고 나머지 90만 원은 다른 고객에게 빌려줍니다.
그 고객은 90만 원을 B은행에 예금을 합니다. B은행도 10%인 9만 원만 남기고 81만 원을 다른 고객에게 빌려줍니다.
다시 그 고객은 C은행에 81만 원을 예금합니다. 마찬가지로 C은행도 81만 원에서 10%를 남기고 나머지 72만 9천 원을 고객에게 빌려줍니다.
그 고객은 다시 D은행에 72만 9천 원을 예금합니다.
A은행 100만 원, B 90만 원, C 81만 원, D 72만 9천 원을 모두 더하면 3,439,000원. 최초의 100만 원이 3,439,000원이 되었습니다. 금이라면 이렇게 늘어날 수가 없지만 명목화폐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무에서 유가 창조된 것입니다. 이것이 현대 명목화폐의 특징입니다. 이렇듯 은행은 돈을 빌려줄 때 사실은 돈을 만들고 있습니다.
돈을 찍어내는 이유
세계 최초의 지폐인 교자는 송나라에서 2년에 한 번 125 만관을 발행했습니다. 첫 해에 125 만관 발행, 두 번째 해엔 발행하지 않고, 세 번째 해에 125 만관 발행, 네 번째 해에는 첫 해에 발행한 교자를 폐기했습니다. 125 만관 아니면 250 만관만 유지도 되록 통화량을 조절했습니다. 하지만 송나라는 전쟁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지폐를 엄청나게 찍어댔고, 결국 교자와 바꿔줄 철전이 부족하여 지불을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현대국가에서도 마찬가지로 위기가 닥치면 돈을 찍어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팬데믹 사태에 어마어마한 양의 돈을 발행했습니다. 경제가 침체되었을 때, 돈이 안 돌 때, 멈춰버린 경제를 부흥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돈을 찍어냅니다. 그 돈은 인간의 욕망(주식, 가상화폐, 부동산)이 가는 길로 흘러들어 갔습니다.
마무리
왜 우리는 돈을 믿나요? 남들도 이것을 쓰고 있다는 믿음, 은행에 맡기면 언제든지 뺄 수 있다는 믿음, 명목화폐 눈에 보이는 숫자와 그걸 보장해 주겠다는 믿음. 이 믿음이 흔들리면 돈은 무너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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