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와 DLS 상품 설명과 어떤 위험성이 있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LS / DLS 상품이란?
ELS(Equity Linked Securities, 주가연계증권)는 일반적으로 만기 3년 동안 기초자산이 되는 개별주식 또는 주가지수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연 6~7%의 수익률을 지급하는 금융상품입니다.
가상의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일반적인 주식은 엔비디아가 1000달러에서 1200달러가 된다면 20% 수익을 얻게 되고, 800달러가 된다면 -20% 손실이 발생하게 되죠.
하지만 ELS는 "상품 만기인 3년 후에 엔비디아가 500달러(-50%) 이하로만 내려가지 않는다면 연 수익률 6% 지급. 하지만 그 이하로 내려간다면, 즉 '녹인' 구간에 진입한다면 -50% 이상의 손실"이라는 개념의 상품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주가가 -49% 떨어져도 6%의 수익을 올릴 수 있고, 반대로 주가가 50% 올라도 수익률은 6%로 고정되어 있는 거죠.
※ 녹인(Knock-In)
ELS 투자 시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수준. 평가 기간 중에 기초자산이 일정한 knock in barrier 미만으로 하락한 뒤 만기까지 상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Index의 하락율만큼 원금 손실이 일어난다.
※ 녹아웃(Knock-Out)
만기 전(만기는 대부분 1년으로 짧다)에 기초자산이 상승해 상승한계가격(녹아웃 배리어)에 도달하면 정해진 수익률이 확정되는 식이다.
DLS(derivatives Linked Securities, 파생결합증권)는 이자율, 환율, 실물자산(금, 원유 등), 신용위험(부도위험, 파산) 등 다양한 기초자산과 연계되어 수익률이 결정되는 신종 유가증권으로 증권사에서 발행 판매하는 상품입니다.
ELS와의 차이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주식(주가) 가치와 연동되면 ELS, 그 외에 연동되면 DLS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ELS, DLS 상품 폭락의 역사
홍콩 H지수 ELS 폭락의 역사를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홍콩 H지수가 급락하며 시장에 큰 위기감을 조성한 적이 대표적으로 2015년과 2020년이 있습니다.
① 2015년 5월 29일 홍콩 H지수가 1만 4801.94까지 올랐지만, 반년 만인 2016년 2월 7500선까지 내려갔습니다(-49%). 당시는 중국 정부의 개인투자자 레버리지 투자를 금지했고,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지수가 단기간 낙폭을 키운 원인이 되었습니다.
②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홍콩 H지수가 1월 1만 2000대에서 두 달여 만에 9000선까지 하락했습니다(-25%).
③ 현재 문제가 되는 홍콩 H지수 ELS는 24년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상품들입니다. 보통 ELS 투자 기간은 3년으로, 24년 상반기 만기 도래 상품의 경우 2021년 상반기에 투자한 상품들입니다. 문제는 당시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던 호황기로 홍콩 H지수는 2021년 2월 1만 2000포인트대를 오갈 정도로 높았었지만, 현재 홍콩 H지수는 24년 3월 11일 기준 5563.36포인트로 3년 전 대비 절반 수준(-52%)에 불과합니다. ELS 상품의 녹인 구간은 대부분 -50%로 투자자 대부분이 엄청난 손실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독일 DLS 사태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흔히들 안전 자산이라고 한다면 금, 달러, 엔화 등을 말하고 그중 하나가 바로 독일 채권입니다. 절대 망하지 않을 나라의 채권이니까요. 안전 자산의 인기가 높아지던 시절 2019년 우리 은행에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와 연계한 DLS 상품을 팔았습니다. 이 상품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0.2% 이상이면 연 4.2%의 수익이 보장되지만, 그 아래로 -0.1% p 내려갈 때마다 -20% 손실이 발생하고 -0.7% 이하로 금리가 내려가면 원금 전액을 날리는 구조로 돼 있습니다. 40년 동안 마이너스로 내려간 적이 없는 독일 국채금리, 6개월에 4%라는 매력적인 수익률은 충분히 매력적인 상품이었습니다.
하지만 거짓말 같은 일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6개월 만기였던 상품은 2019년 2월 0.2%에서 거짓말같이 같은 해 8월 -0.7%로 마감했던 것입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를 예감한 자금들이 안전 자산인 독인 국채로 몰리면서 금리가 빠르게 하락한 것입니다. 결국 3,400억대 투자자들의 원금은 95% 손실을 보기 되었습니다.
독일 채권금리를 이야기해 본 김에 영국 국채금리 쇼크에 대해 추가로 알아보고자 합니다.
사건의 발단은 2022년 9월 23일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내놓은 대규모 감세안입니다. 소득세 최고세율 인하, 국민보험료 인하 등의 내용이 담긴 감세안은 무려 450억 파운드(약 73조 원)였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된 것은 규모도 규모였지만 재원 마련책의 부재였습니다. 구멍 날 재정을 어떻게 메꿀 수 있나? 그래서 시장은 정부가 '빚을 추가로 늘려서 세금을 깎아주겠다', 즉 '국채를 대량 발행할 것이다'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결국 시장원리에 따라 국채가 흔해지면 국채 가격이 하락하고 국채금리는 높아지는 법. 감세안 발표 전날 9월 22일 3.5%에 머물렀던 영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9월 28일 3 거래일 만에 4.6%로 뛰었고 2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각각 모두 3%대 후반에서 같은 날 5%를 돌파했습니다. 10년, 30년 장기 채권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연기금은 담보물 가치의 하락으로 앉아서 어마어마한 평가 손실을 보게 되었고 이들의 운용 계약에서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입 요구)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이대로 계속 국채금리가 올라가면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는 기관들이 나올 것이라 예상한 영국 정부는 대규모 국채 매입으로 상황을 안정시키고 감세안 발표를 철회하기에 이릅니다. 결국 이 사태의 발단인 리즈 트러스 총리는 44일 만에 사퇴하게 됩니다.
마무리 글
보시다시피 ELS, DLS 상품은 급격한 손실을 입을 수도 있는 상품입니다.
특히 증시가 신고가를 계속 갱신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신중히 접근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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