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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국의 폴 볼커, 고승범의 경고, 2023년 대한민국 가계부채 위험성

by 코알라 이코노미 2024. 3. 27.

서론

최근 한국의 '폴 볼커'라고 생각하는 고승범 전 금융위원장의 경고가 있었습니다.

대한민국가계부채-위험성

2023년 대한민국 가계 부채에 대한 내용이었고 그 자세한 내용은 무엇인지, 우리나라가 맞닥뜨린 위험성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겠습니다.

 

 

폴 볼커는 누구?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1979년 8월 6일~1987년 8월 11일)을 지낸 인물입니다.
경기안정 및 물가안정을 최우선시하는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 긴축을 선호하는 완벽한 매파 성향이었습니다.
7, 80년대 미국을 끈질기게 괴롭혔던 고물가 인플레이션을 잡아낸 것으로 유명합니다. 70년대 초반과 후반 1, 2차 오일쇼크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서 물가가 치솟자 취임 2개월 만인 1979년 10월 긴급 FOMC를 열었고 한 번에 금리를 무려 4% 포인트 올리는(11.5% →15.5%) 초강수를 두었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금리를 계속 인상했고, 기준금리를 연 20%대까지 올리는 초고금리 정책을 썼습니다.
이런 정책은 경기를 급속도로 침체시켰습니다. 그 결과 실업률이 10%를 넘고 미국 중소기업의 40%가 도산하였습니다. 그러자 국민들은 엄청난 불만이 쌓였고 볼커는 수시로 살해 위협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볼커는 방탄조끼를 입고 권총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녔다고 합니다. 이러한 위협에도 초고금리 정책을 굽히지 않았고 결국 인플레이션을 잡아내는 데 성공합니다.
이후 미국 경제는 안정기로 접어들었고 1990년대에 이르러서는 미국 역사상 최고의 호황기를 누리게 됩니다. 또한 볼커의 초고금리 정책으로 부실기업들이 저절로 정리되면서 버블을 방지해 낼 수 있었으며 이는 일본 버블 붕괴 사태, 아시아 금융 위기 때 미국 경제가 별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있었던 원인으로 평가받습니다.

※ 스태그플레이션 : 경제가 둔화되는 동시에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

미국-물가상승률-기준금리
높았던 물가 상승률이 20%대의 기준금리를 유지하자 5%미만으로 하락하였다.

 

 

고승범은 누구?

우리나라에도 미국의 '폴 볼커'와 닮은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고승범 전 금융위원장입니다.

미래의 재정 건전성을 위해 자국민의 미움을 받더라도 긴축 정책을 유지하는 모습은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듭니다.  그의 행보를 살펴보면,
2005년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던 시기에 주택담보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도입 등을 주도함으로써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로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한국 금융시장이 어려움을 겪을 때 금융정책국장으로 일하며 가계부채문제와 저축은행 부실사태 정리 등 관련한 실무를 담당했습니다.
2010년 저축은행 부실채권 정리 및 구조조정 진행을 위해 공적자금을 약 3조 원 가까이 들였고, 저축은행 부실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였습니다. 또한 살아남은 저축은행들의 경영 정상화를 도왔습니다.
2021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한국은행을 비롯한 전 세계 중앙은행이 경기 침체 극복을 위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던 시절에도,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통위원 중 금리 인상 의견을 낸 유일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이후 금융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하여 과감한 대출 규제 시행으로 급격히 불어나는 가계부채를 진정시켰습니다.

 

 

2024년 고승범의 경고

위와 같은 정책들만 봐도 그가 얼마나 건전한 대한민국 경제를 이루고자 노력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경제 위기가 닥칠 때마다 구원투수로 등판하여 불을 끄는 소방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였습니다.

이런 그가 24년 3월 대한민국의 금융위기 경고를 하였습니다. 한 기사에서 그는 "역사적으로 여러 금융위기를 되짚어 보면 공통적인 징조가 있었다"며 "똑같은 금융위기가 반복해서 발생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리듬이 있는데, 그 리듬은 과도한 부채"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모든 위기는 과도한 부채 문제와 연결이 되면서 반복됐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 부채는 어느 정도로 심각한 수준일까요?

 

 

대한민국 가계 부채 비율

2024년 3월 3일 국제금융협회(IIF)가 발표한 '세계 부채 보고서'를 보면 2023년 4분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1%입니다. 22년 104.5%에서 -4.4% 포인트 하락한 비율이지만, 이는 전 세계 선진·신흥시장 34개국 중 1위입니다(2020년부터 4년째 1위). 미국은 72.8%, 일본은 64.1%로 확실히 가계부채로 인해 경제 위기를 크게 겪어본 나라는 관리를 잘하고 있네요. 참고로 34개국 중 100%를 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합니다.

국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 (%)
한국 100.1
홍콩 93.3
타이 91.6
영국 78.5
미국 72.8
말레이시아 68.9
일본 64.1
중국 62.3
유로 지역 54.1
싱가포르 47.3

※ 2023년 4분기 말, 국제금융협회 집계 기준

 

 

마무리 말

심각한 가계 부채에도 우리나라는 여전히 대출을 권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022년 급격한 주식과 부동산 버블이 꺼지는 시점에 2023년 특례보금자리론을 만들어 부동산 가격을 반등시켜 주었고, 2024년에는 출산율 올린다는 명분으로 신생아특례대출까지 정부가 권장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국은행에서는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하고 있고, 한-미간 기준금리는 역전된 지 오래입니다(한국 3.5%, 미국 5.5%, 유럽중앙은행 4.5%).
우리나라에도 폴 볼커와 같은 인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건설사 부실 PF 대출, 우후죽순 제대로 심사받지 않고 주식 시장에 상장되는 기업들 그리고 과도한 가계부채까지, 심각한 문제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언젠가 터질 폭탄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터트려야 파장이 적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장밋빛 미래를 위해 더 이상 문제를 미루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