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과연 적정한가 와 2008년부터 현재까지 아파트 가격의 흐름을 알아보겠습니다.
22년까지 무섭게 급등했던 아파트 가격이 최근 조정을 받았다가 다시 상승하였습니다. 이것이 데드캣바운스였는지 아니면 다시 상승장 초입인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문득 현재의 서울 아파트 가격이 합리적인지 궁금해졌고 최대한 객관적인 데이터 비교를 통해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먼저 서울 아파트 가격을 적정선을 따지기 전에 200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전반적인 경제적인 흐름에 따른 가격 변화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파트 가격의 흐름
2008~2014 : 금융 위기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금융 위기를 겪었습니다. 주로 부실 부동산 담보 대출과 금융 상품의 파생 상품 거래로 인해 발생했습니다. 쉽게 말해, 서브프라임(신용이 낮은 비우량 대출자)에게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해줬다가 부동산이 서서히 하락하자 버블이 한꺼번에 꺼진 대참사입니다. 미국의 금융 위기는 글로벌로 번졌기에 한국 역시 부동산 폭락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2000년 이후 강남 아파트 가격이 하락한 유일한 기간이었죠. 그 후 미국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유동성 공급을 단행하였고 미국 부동산 시장은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꽤 오랜 기간 동안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였습니다. 아마도 이명박 정권에서 강남권 그린벨트를 해제하며 거의 반값에 아파트(세곡, 자곡, 우면)를 공급했기에 그러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대표적으로 대치동 은마 아파트(30평)가 11억대에서 7억대까지 약 35% 정도 하락했습니다.
2015~2022 : 폭발적인 상승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며 "빚내서 집 사라"로 대표되는 초이노믹스(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경제 정책)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부동산 대출 규제(LTV와 DTI 완화)가 대폭 완화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장기간 부동산 침체 응집되었던 수요 세력이 서서히 나타났고 2015년부터 가격 상승 조짐을 보였습니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시점부터는 마침내 수요 세력이 폭발하였습니다. 이후 2020년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현금 유동성이 공급되었고, 한국은 그 자금이 부동산으로 상당히 유입되어 폭발적인 가격 상승에 불을 붙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2022~2024 : 급격한 버블 붕괴와 반등
코로나 이후 주식, 부동산 자산이 늘어남에 따라 자연스레 인플레이션 문제가 대두되었습니다. 급격한 물가 상승은 사회적 문제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2022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서는 유동성 회수를 위해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렸고 그 결과 대부분의 자산 가격도 빠르게 하향 안정세로 돌아섰습니다. 이에 물가 상승이 안정되자 연준의 금리 인하를 예상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다시 회복되었고, 2024년 3월 현재 미국 증시는 전고점을 돌파했습니다. 또한 서울 강남권 지역의 아파트 가격 역시 전고점에 다다랐습니다.
나스닥 종합주가지수 : 16,000 → 10,400 → 16200
반포자이(35평) : 38억 → 28억 → 33억
서울 아파트는 과연 비싼 걸까?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미국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상에도 꺼지지 않은 유동성을 보며 과연 서울 집값은 비싼 것이냐는 의문을 생겼고, 객관적인 데이터로 비교해 보고자 합니다. 다른 나라와 상대적인 비교를 해보고 싶었고 그 대상을 일본으로 선정해 봤습니다. 선정 이유로는 '지리적으로 가깝다', '경제(자유시장경제) 및 사회 체제(민주주의)가 비슷하다'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서울과 비슷한 지역인 일본의 "도쿄 23구"와 비교해 봤습니다. 최대한 아파트 가격과 상관이 있을 법한 항목을 추려봤습니다. 비교 자료는 구글링을 통해 취합하였고 22~24년 사이의 자료이며 현재와 약간의 오차가 있을 수 있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비교 항목 | 서울 | 도쿄 23구 | 비고 |
1인당 GDP (22년 기준) | 약 41,000달러 | 약 75,000달러 | 서울 45% 낮음 |
면적 | 605.2㎢ | 627.53㎢ | 서울 3.5% 좁음 |
인구 | 938만명 | 978만명 | 서울 4% 적음 |
인구 밀도 | 15,927명/km2 | 15,590명/km2 | 서울 2% 높음 |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 | 12억 39만원 (23년 11월 KB부동산 통계) |
1억1483만엔=10억3875만원 (24년 1월 뉴스) |
서울 15% 높음 |
아파트 세대수 | 162만채 (24년 2월 국토교통부) | 155만채 (2020년 3월 뉴스) | 서울 4.5% 많음 |
출산율 | 0.59명 (23년 8월 통계청) | 1.12명 (22년 11월 뉴스) | 서울 47% 낮음 |
부동산 세율 | 재산세 0.4% 종합부동산세 2.0% (최고세율 기준) |
1.7% | - |
10% 이상 차이나는 부분은 빨간색 표시
마무리
지표를 참고해 보자면 도시를 복사했나 싶을 정도로 면적, 인구밀도 등 대부분의 지표가 5% 내외로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GDP 대비 집값을 보면 서울의 아파트값이 일본에 비해 상당히 비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서울은 전무후무한 0.5 명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그 정도는 더 심할 것입니다.
물론 이런 지표들로만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서울은 도쿄에 비해 산간 지역 및 군사 보호구역 많아 개발이 상당히 제한되어 있고 일본 아파트의 높은 관리비와 단독 주택 주거 활성화 등의 차이점도 존재합니다. 이런 차이점을 고려하셔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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