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장의 수많은 지표 중 '장단기금리 역전'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 지표는 시장에서 좋은 신호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많은 시장 전문가들이 장단기금리 역전은 경제 불황의 전조 현상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란 만기가 짧은 채권의 금리가 만기가 긴 채권 금리보다 높아지는 현상을 뜻합니다(미국 10년 국채 금리 > 미국 2년 국채 금리). 24년 3월 현재 우리가 왜 이 지표를 왜 주목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알아봅시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란?
만기가 긴 장기 채권 금리와 만기가 짧은 단기 채권 금리가 뒤집혔다는 뜻입니다. 보통은 장기 채권 금리가 단기 채권보다 높기 마련인데, 단기 국채 금리가 이를 앞질러버린 것이죠. 보통 거래량이 많은 국채 금리를 지표로 삼습니다. 장기 채권의 경우 미국 10년 만기 국채, 단기 채권의 경우 미국 2년 만기 국채를 지표로 합니다. (한국의 경우 보통 장기는 10년, 단기는 3년을 기준으로 여깁니다.) 최근엔 22년 4월 1일 미국의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었다가 다시 정상적으로 회복 후 그 해 6월 다시 역전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왜 일반적으로 단기채 금리가 장기채 금리보다 낮은가?
국채는 국가가 약속한 금리를 주고 시장의 불특정 다수에게 돈을 빌리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입니다. 돈을 빌려주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2년보다 10년 빌려줄 때 더 많은 이자를 받아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10년 동안 물가가 오르면 같은 돈의 가치는 내려갈 가능성이 크고, 그 긴 세월 동안 돈 빌려 간 사람에게 어떤 리스크(부도 등)가 생길지 모르니까요. 따라서 국채 금리에도 비슷한 원리가 적용되어 장기채보다 단기채의 금리가 더 낮습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 왜 안 좋은 건가요?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어떤 사업가에게 내가 돈을 빌려준다고 하면, 위에 설명한 바와 같이 1년 빌려줄 때보다 10년 빌려줄 때 금리를 더 높게 받아야 합니다. 1년 안에 사업이 망할 것 같지는 않아 보여도 10년 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그런데 만약 이 사업가가 1년도 못 버티고 망할 것 같다면 어떨까요? 빌려주기는 싫지만 꼭 돈을 빌려줘야 한다면 아주 높은 금리를 요구하겠죠. 국채 금리의 경우도 같습니다. 곧 시장에 불안이 확산될 것 같다면 장기채 금리보다 단기채 금리가 더 빠르게 상승하고 급기야 역전을 해버리게 됩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 불황의 전조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22년 4월 1일 미국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다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초저금리 시대로 돌입하였습니다. 주식, 부동산, 코인 등 모든 자산의 폭등하였고 이에 따라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동반되었습니다. 22년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무려 7%까지 상승하였습니다. 인플레이션 상승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화폐 가치를 깎아내리고, 그만큼의 임금 상승이 동반되지 않은 소비자의 구매력을 낮춰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파월(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말을 바꾸어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명목하에 금리 인상을 시작하게 됩니다. 설상가상으로 같은 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여 원자재, 곡물 값이 큰 폭으로 상승하게 되고 시장 참여자들은 인플레이션 공포를 느끼게 됩니다. 이것은 곧 더 큰 폭의 미연준의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를 시사하게 되죠. 그렇게 장단기 금리차는 점차 좁혀지게 되고, 22년 4월 1일 결국 미국 10년 채권 금리와 2년 채권 금리가 역전되고 맙니다. 이후 정상화 되었다가 7월에 다시 역전되어 24년 3월 지금까지 역전 현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출처 : 링크)
그렇다면 증시가 언제 폭락하나요?
역사적으로 장단기금리가 역전되어도 곧바로 증시의 하락으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반대로 오히려 상승을 하였죠. 그렇다면 언제 하락하는지 통계 데이터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장단기 금리 역전 : 1978년 8월 18일 이후 하락 기간 : 1980년 11월 28일~1982년 8월 12일 하락률 : 약 -27% 장단기 금리 역전 : 1988년 12월 13일 이후 하락 기간 : 1990년 7월 16일~1990년 10월 11일 하락률 : 약 -20% 장단기 금리 역전 : 1998년 6월 10일 이후 하락 기간 : 2000년 3월 24일~2002년 10월 9일 하락률 : 약 -50% (닷컴버블) 장단기 금리 역전 : 2005년 12월 29일 이후 하락 기간 : 2007년 10월 11일~2009년 3월 5일 하락률 : 약 -56% (금융위기 사태) 장단기 금리 역전 : 2019년 8월 27일 이후 하락 기간 : 2022년 1월 4일~2022년 10월 13일 하락률 : 약 -27% (인플레이션, 러-우 전쟁) 장단기 금리 역전 : 2022년 4월 1일 이후 하락 기간 : 미정 하락률 : 미정
마무리 글
위와 같은 데이터를 미루어 보아 장단기 금리 역전 시점에서 평균 2년 정도 후에 하락이 찾아왔습니다. 하락 기간도 1~2년 정도로 투자자들이 버티기 힘들 정도로 길게 왔습니다. 2019년의 경우에는 하락까지 3년 정도가 걸렸는데,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갑작스러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엄청난 양적완화와 초저금리 정책으로 인한 시장 왜곡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현재, 가장 최근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2022년 4월에서 2년이 지난 시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미래는 알 수 없듯이 경제 연착륙을 자신하는 미연준과 "이번에는 다르다"는 골드만삭스의 말처럼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갈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지표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니 리스크 관리차원에서 참고만 하시고 모두들 성공적인 투자를 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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